시(詩) (67) 썸네일형 리스트형 2월 2월 '벌써'라는 말이 2월처럼 잘 어울리는 달은 아마 없을 것이다 새해 맞이가 엊그제 같은데 벌써 2월... 지나치지 말고 오늘은 뜰의 매화 가지를 살펴보아라. 항상 비어 있던 그 자리에 어느덧 벙글고 있는 꽃... 세계는 부르는 이름 앞에서만 존재를 드러내 밝힌다 외출을 하려다 말고 돌아와 문득 털 외투를 벗는 2월은.. 현상이 결코 본질일 수 없음을 보여주는 달 '벌써'라는 말이 2월만큼 잘 어울리는 달은 아마 없을 것이다. - 오세영 - 남녘엔 벌써 매화,산수유가 봄소식을 알리고 있지 않을까? 2017년 2월에 올렸던 글을 다시 올려본다 말이 될는지 모르겠다 / 나태주 말이 될는지 모르겠다 나태주 공주가 참 아름다운 고장임을 공주 사람들만 모르고 산다고 말하면 말이 될는지 모르겠다 공주 사람들이 참 좋은 사람들임을 공주 사람들만 모르고 산다고 말하면 이것도 말이 될는지 모르겠다 내가 당신을 당신도 모르게 오래도록 혼자서 사랑해 왔음을 당신만 모른다고 말하면 참말 이것도 말이 될는지 모르겠다 아니다. 당신이 오히려 나를 이때껏 혼자서 사랑해 오고 있음을 나만 눈치 채지 못하고 살고 있다면 정말 이것은 말이 될는지 모르겠다. 꽃씨를 심어요 / 박노해 꽃씨를 심어요 / 박노해 지난 가을 그대가 보내준 편지봉투에 꽃씨를 받아 넣었죠 눈 내리는 겨울밤에 책장 선반 구석에서 봉투 안의 꽃씨들이 소곤소곤 속삭이는 소리에 몸을 뒤채며 봄을 기다렸죠 첫 봄비가 내리고 그대가 보내준 편지를 다시 읽으며 봉투에 간직해온 꽃씨를 심어요 내가 여기 태어나 지구에서 가장 좋아하는 건 꽃과 나무, 그리고 그대이죠 비바람과 눈보라 속에서도 원망하지도 않고 포기하지도 않고 최선을 다해 꽃과 향기를 내어주고 한 생의 결실을 이 작은 꽃씨에 담아 긴 겨울날을 우리 함께 걸어왔죠 좋지 않은 일들이 한꺼번에 오고 좋지 않은 자들이 봄을 밟고 와도 눈 녹은 땅에 꽃씨를 심어요 지구에서 보낸 한 생의 길에서 곧고 선한 걸음으로 꽃을 피워온 그대 사랑이 많아서 슬픔이 많았지요 사랑이 많아.. 아버지의 눈물 https://youtu.be/JAlIP0aWcS8 아버지와 남편 그리고 아버지가 된 아들이 생각나서 눈물난다 공부/김사인 https://youtu.be/EzZxZX7o69Y 이번에는 시를 유투브로 만들어 봤어요 목련 목련꽃 /김선옥 북풍 한설 속에서도 고운 꿈 잃지 않고 속으로만 새겨둔 그리움이 녹아 파아란 하늘로 향해 들어낸 희디희 속살 산뜻한 향기로 번져가는 너의 미소속에 봄은 성큼 닥아와 입술을 내민다 살금히 부는 봄 바람에도 부끄러워 트는 몸짓 기다림에 지친 여인의 가슴아림으로 흔들린다 이 순간 / 피천득 이 순간/피천득이 순간 내가 별들을 쳐다본다는 것은 그 얼마나 화려한 사실인가 오래지 않아 내 귀가 흙이 된다 하더라도 이 순간 내가 제 9교향곡을 듣는다는 것은 그 얼마나 찬란한 사실인가 그들이 나를 잊고 내 기억 속에서 그들이 없어진다 하더라도 이 순간 내가 친구들과 웃고 이야기한다는 것은 그 얼마나 즐거운 사실인가 두뇌가 기능을 멈추고 내 손이 썩어가는 때가 오더라도 이 순간 내가 마음내키는대로 글을 쓰고 있다는 것은 허무도 어찌하지 못할 사실이다. 공부 / 김사인 공부 김사인 '다 공부지요' 라고 말하고 나면 참 좋습니다. 어머님 떠나시는 일 남아 배웅하는 일 '우리 어매 마지막 큰 공부하고 계십니다' 말하고 나면 나는 앉은뱅이 책상 앞에 무릎 꿇은 착한 소년입니다. 어디선가 크고 두터운 손이 와서 애쓴다고 머리 쓰다듬어주실 것 같습니다. 눈만 내리깐 채 숫기 없는 나는 아무 말 못하겠지요만 속으로는 고맙고도 서러워 눈물 핑 돌겠지요만. 날이 저무는 일 비 오시는 일 바람 부는 일 갈잎 지고 새움 돋듯 누군가 가고 또 누군가 오는 일 때때로 그 곁에 골똘히 지켜섰기도 하는 일 '다 공부지요' 말하고 나면 좀 견딜 만해집니다 이전 1 2 3 4 5 ··· 9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