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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인 김동명

한 작은 풀꽃의 현대사체험이야기 /본문에 앞서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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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중요한 것은 한 사실에 대한 인지의 차이가 무엇에 기인하는가 입니다. 왜 어떤 사람은 보고 다른 사람은 못 보는가? 물론 이 차이는 당사자들에게서 찾을 수 밖에 없습니다. 한 사람이 본 것을 다른 사람은 못 보았다면 전자의 시력을 후자가 갖지 못했거나 그것을 보기에 합당한 위치에 있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인지의 경우도 마찬가지일 수밖에 없겠습니다. 인지는 평가임으로 인지의 차이는 평가의 질과 수준에 이르기까지의 당자들의 지적 역정(歷程)의 내용과 수준, 인생의 역정과 경험 그리고 당자들이 처한 상황의 성격의 차이에 기인 할 것입니다. 필경 그는 어떠한 자인가 그리고 그는 어떤 처지에 처해 있는가에 따라서 그의 눈에 역사적 사실은 이렇게도 저렇게도 비치는 것입니다.

  선(先) 경험적인 인지와 마찬가지로 역사적 사실의 경험도 경험의 당자가 어떤 인물인가에 의해 그 질이 결정될 것입니다. 경험된 것이 본질적인 것인가 지엽말단적인가, 근본적인 것인가 아니면 피상적인가를 결정짓는 인자(因子)는 경험하는 당자의 지적 역정(歷程)의 내용과 수준, 그의 삶의 역정과 경험, 그가 처한 상황의 성격일 수밖에 없는 것입니다.

  이 이야기는 역사적 사실의 인식에도 그대로 해당할 것입니다. 역사적 사실의 인식이란 사실의 본질적인 것 사실의 실체의 통찰일 것이며 또한 그것의 의미의 해석일 것입니다. 그것은 역사의 세계에서 벌어지는 일이 자연계의 현상과는 달리 인간의 세계에서 벌어진 삶의 현실이기 때문입니다. 벌어진 것은 인간의 내면의 어두운 욕망의 분출일 수 있고 속 깊은 치열한 열망의 표출일 수도 있는 것입니다. 그것은 결국 인간의 자기표현인 것입니다. 역사적 사실의 본질과 실체의 파악이 통찰과 해석이 요구하는 것은 이 까닭인 것입니다. 그리고 그 파악의 질 역시 인지와 경험의 경우와 같이 파악의 주체가 어떠한 인물인가에 달려있다고 볼 수밖에 없는 것입니다.

  상술한 바와 같이 역사적 지식에서는 인식의 대상인 사실이 사실 자체가 아니고 어디까지나 경험된 사실이라는 점까지도 고려한다면 역사적 지식의 세계에서 역사적인 사실을 문제 삼는 자가 누구인가, 어떠한 자인가 하는 문제가 차지하는 비중은 절대적이라고 하겠습니다. 위 모든 말은 운명적으로 역사는 얼마든지 끊임없이 다시 씌어질 수 있음을 뜻할 것입니다.

  사실에 대한 인지의 문제뿐만 아니라 경험의 문제 인식의 문제까지도 당자와 그의 처한 상황의 문제로 귀결된다는 것이 결국 본문에 앞서는 이 글의 요지가 된 셈입니다. 독자는 이까지 이른 모든 이야기의 실질을 이 『한국현대사 체험이야기』에서 구체적으로 접하게 될 것입니다. 그리고 왜 본문에 앞서 이런 장황한 이야기가 필요했는지도 납득하게 될 것입니다.

  역사적 지식의 세계에서 찾아지는 사실의 인지와 경험과 인식의 문제성이 결국 그것의 당자와 그가 처한 상황의 문제로 귀착한다는 것은 그가 어떠한 자이며 어떠한 상황에 처해 있는가에 따라서 사실의 본질적인 것에 대한 직관적 인지와 그것의 본질적인 것의 근본적 경험 그리고 인식이 있는 반면 대조적으로 사실에 대한 무분별과 사실의 피상적 경험이 있게 되고 필연적으로 사실의 지엽적인 인식과 그것의 본질적인 것에 대한 무지가 있게 된다는 것을 명백히 의미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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