덕수궁 방문
11.3일 오후 3시 30분경~6시 30분경
덕수궁 야경 보는 걸 목표로
일부러 늦은 시간에 방문했다.
라오니스님 포스팅에 덕수궁 야간
풍경에 매혹되어서...
비가 오락가락하는 흐린 날이었다.
언제부턴가 가을이면 이제 우리 부부는
무슨 의식을 치르듯 덕수궁을
다녀와야 하는 게 의례적인 행사가
되었다
대한문을 들어서니
은행잎은 노란데
단풍나무는 그냥 초록이었다
우리 부부의 첫 덕수궁의 추억은
30여 년 전의 일이다.
11월이었는데 대한문을 들어서자마자
불타는듯한 단풍에 환호했던
그날을 잊지 못해서 그 기억을
떠올리며 가을에 덕수궁을 방문
하는데 여태 그 첫 방문 때만큼의
단풍을 만나보질 못했다
늘 조금 이르거나 아님 단풍이
다 지고 난 다음이거나 했다.
오후 4시경인데 비가 오락가락하는
날씨이다 보니 어둡다
석조전을 향하는데 비가
후드득 쏟아진다
마침 내가 좋아하는 장욱조 님의
전시회가 있어서 비도 피할겸 미술관으로 들어가 그림 감상을
할 수 있었다.
덕수궁을 종종 다니다 보니
이렇게 미술전시회를 만나게 된다
언젠가는 내가 좋아하는 인상파 화가 전을
해서 계획해서 간 것이 아닌데도 인상파화가전을 감상하는 호사를 누리기도
했었다.
석조전 내부입장은 4시 30분이
마감이라고 한다.
석조전 내부부터 감상하고
미술관을 갈걸 좀 아쉬웠다.
석조전 내부를 본 건 몇십년 전
일일거 같다.
다시 한번 보는 것도 좋을듯 한데...
석조전을 한 바퀴 돌아 나오니 다시 비가 쏟아져서 중화전 처마밑으로 피신을 했다
비로 인해 5시 30분경인데
주변이 너무 어두워 캄캄한 밤 같았다
그래도 아직 야간조명시간이 아닌지
그냥 한동안 캄캄했다.
내 옆에는 스페니쉬를 말하는 두 외국
청년이 앉아서 끊임없이 수다를
떨고 있었다.
비를 피한지 10분쯤 지나서
조명이 들어오기 시작하고
비도 그쳤다.
한 바퀴 돌아 나오는데 다시
비가 쏟아진다.
오늘은 완전히 비와의 숨바꼭질이었다.
남편은 내게 우산을 내준 채
비를 맞고 돌아다녔다.
한 우산을 절대로 둘이서
못쓰는 멋대가리 없는 남자랑
가을날 덕수궁을 돌아다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