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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

이게 가을이지~


아들집에 와서 동네 산책중
만난 풍경이다

호수에 오리가 떠다니고
공원벤치에 어린이집
아이들이 나들이 나와서
자리 잡는다.

오리들이 아이들 소리에
놀라서 황급히
도망 가는 듯 했다.





요즘 하루가 다르게
부쩍 나뭇잎 색깔이 달라지고 있다.
같이 걷던 7살짜리  손자가 갑자기
"이게 가을이지~"
나뭇잎이 이렇게
물들어야 가을이란다
나뭇잎이 물들기도 전에
우리가 가을 가을 해서 하는
말인거 같다.ㅎㅎ



오늘이 아들집에서 4일째다
아들이 묻는다.
아들집에 있는거 어떠냐고...
아들의 요청으로
왔는데  미국유학 때
두달간 가 있었던 적이
있어서인지
아들집에서 지내는데
나는 어려움은 없는데
며느리는 어떤지 모르겠다.
아들과 며느리가 모두 집에
없는 시간이  있어서 손자를
봐달라고 해서 온 것이다.
갑자기 내 젊은 날 나의
시어머님이 생각났다.



우리 시어머님은 당뇨 때문에
병원 다니시느라고
예산서 대전까지
우리집에 일주일에 한번씩
오셔서 3,4일
머물다 가시거나 일주일 내내
계시다가 가시곤 했다.
문제는 어머님은 그때 60세였는데
우리집에 오시면
안방에 하루종일 누워계셨다.
식사 하실 때만 일어나셨다.
식사도 한번 차려서 들고 가면
입맛이 없다고 나중에 먹겠다고 하신다.
그리고 한시간 쯤 후에
"한숟갈 다오" 하신다.
식사를 한끼에 두번을 차려야
할 때가 많았다.
간신히 한끼식사를
차려낸 나는 다시 끓이고
데우고 해야했다.
그 시절엔 전자렌지도 없던
시절이니 정말 힘든 일이었다.
내집에 오셨으니
내가 식사를 준비해
대접해 드리는게 당연한 일이지만
가뜩이나  음식 만드는 솜씨가
잼병인 나는 어머님이 오시는 날은
아침부터 가슴이 답답해지고
힘들었다.
나의 어려웠던  그 시절이  생각나서
나는 아들집에 와서
며느리가 해주는 밥을 가만히
앉아서 받지 않겠다고 다짐을 했었다.



피아노 치는게 재밌다는 손자


처음에는 내살림이 아니니 어색했지만
며느리가 육아로 힘든거 충분히
이해하니 되도록이면 식사를
내가 준비를  할려고  한다.

그래도 시어머니와 함께 있는게
불편할텐데 그런 기색이
없는 며느리가 고맙기만하다

손자에게 할머니 있는거 어떠냐고
물으니 좋단다.
혼자 크다보니 외로워 할 때가
많고 사람 오는 걸 좋아한단다.
무엇보다도 손자에게  점수 따는건
아들,며느리 없을 때 유투브
만화 보여주는 것이다.ㅎㅎ
딸이 시집가면 친정이 그립듯
장가간 아들도 가끔 엄마의
손길이 그리운가보다.
가을날  공원벤치에 앉아서
상념에 젖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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