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에 제주도 와보기는
내생애 처음
이번 제주여행은 1100고지설경과 서귀포 동백꽃이 주목표였다.
남편에겐 1100고지 얘긴 안했다.
왜냐면 지난 일요일 제주도는 눈폭풍 으로 비행기가 결항되고
난리를 한바탕 겪었다는 뉴스가
있었기 때문이다.
엊그제 저녁 비행기로 가서
공항근처 숙소에서 자고
아침에 차를 렌트하기로 했다.
이침에 남편이 어디 갈거냐고
물어서 1100고지라고 말했다가
예상대로 일언지하에 거절 당했다.
남편은 안전제일주의자다.
위험한 일은 절대 안한다.
날씨는 맑고 포근했다.
렌트카 사무실로 가는 택시에서
기사님이 묻지도 않았는데
방금전에 어리목에 손님 태우고
갔다왔는데 사람이 많았다는 말씀을
하신다.
때는 이때다 싶어서 1100고지 가는 길이 어떠냐고 물으니 기사님이
신나서 말씀하신다.
"아유,제설작업 다 해서 가기 좋죠."
속으로 '야호~'를 외치며 남편눈치를
보니 남편은 전혀 동요가 없다.
차키를 받아가지고 나오면서
직원이 산에는 절대 가지 말라고
했다며 1100고지는 안된다고
다시 한번 쐐기를 박는다.
그런데 제주시내는 눈 흔적이 거의
없었다.
차에 올라 목적지를 얘기하라길래
다시 한번 1100고지를 외쳤다.
내가 이겼다.
이렇게 힘들게 간 1100고지...ㅎㅎ
가는 길에 정말 제설작업이
잘 되어 있었다.
올라가는 길에 차가 거의 없어서
우리만 가는건가 걱정이 되기도 했다.
와~ 나무들이 저 눈의 무게를
어떻게 버티고 있을까
따뜻해서인지 햇빛 받는 쪽은
눈이 녹아서 물이 뚝뚝 떨어지고
있었다.
1100고지 휴게소에
막상 도착해보니 차 세울 곳이
없을 정도로 차가 많았다.
남편은 차 댈곳이 없어서
차에서 내리지도 못하고
휴게소 주차장에서 빙글빙글
돌고 나만 내려서 눈구경
눈밭은 사람들이 많아서
눈길이 반들반들했다.
폰카메라로는 담을 수없는
아름다운 풍경이었다.
남편이 더 이상 못돌겠다며
빨리 차로 오라고 재촉해서
아쉬움을 남기고 떠나야했다.
여길 안왔더라면 어쩔뻔했나.
이 설경을 본 것만으로도
하루가 다 채워진 것 같았다.
다음코스는 서귀포로 가서
동백꽃보기...
https://v.daum.net/v/2022121915463959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