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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된 삶

미쁘신 그 믿음/변상규교수 블로그

우리는 미쁨(trustworthy)이 없을찌라도 주는 일향 미쁘시니

디모데후서 2장 13절

 

처음엔 잘못 본 줄 알았다. 이쁘시니..라 보았는데 이응이 아니라 미음이다. 이쁘시니가 아니라 미쁘시니 이다. 영어로 보니 trustworthy 이다. 신뢰하다, 신실하다. 믿음직하다 라는 의미이다.

디모데후서는 사도 바울의 마지막 서신이며 아들같이 아꼈던 디모데에게 보낸 편지이다.

우리는 미쁨이 없을찌라도 주는 일향 미쁘시니..이 말씀은 참으로 깊은 의미를 담는다.

우리는 믿음이 없다. 지금도 없고 과거도 없었고 앞으로도 없을 것이다.

왜냐하면 믿음이란 믿음 그대로 의심이 없어야 하는 마음이니 말이다. 그러나 현실이 그런가?

사람이 믿음을 쌓기는 동전을 쌓듯 어려워도 무너지는 건 정말 순식간이다. 부부나 연인의 사랑을 쌓는 건 너무나 힘든 일이지만 외도로

그것을 무너뜨리는 것은 너무나 잠깐이다.

인간은 믿음이 없다. 칼빈의 말대로 인간은 타락한 본성 상 하나님을 좋아하지 않는다. 불편한 존재다. 나로 족한데 무슨 하나님?

아쉬울 때나 하나님이지 평소에는 불편한 존재가 하나님이다.

한 여대생이 그런 말을 푸념처럼 한 말이 있다. "뭔가 하나님께 기도했는데 응답이 왔어요 그런데 그 즉시 아 이건 내가 한 거야 라는 마음이

먼저 올라오지 하나님이 응답을 주셨구나 라는 마음이 먼저 들진 않더라구요. 늘 그런 것 같아요.."

너무나 솔직한 고백이 아닐 수 없다. 나도 그랬으니까..

인간은 의심이 체질에 맞지 믿음이 체질에 맞아보이진 않는다. 그러니 의심하는 건 너무나 당연하다.

하나님은 지키라 주신 약속을 인간은 깨라고 주어진 게 약속이라 생각한다.

중요한 건 내 믿음이 아니다. 그렇게 연약하고 변덕많고 의심 가득한 우리를 "먼저" 사랑해주시는 하나님의 은혜와 그런 나를 그러함에도

불구하고..믿어주시는 하나님의 믿음, 그 믿음이 바로 trustworthy 미쁘신 믿음인 것이다.

교회 다니다보면 자꾸 내가 더 잘 믿고 더 잘 봉사, 헌신, 헌금하고 더 잘 예배드리고..그런 "더 잘"이라는 최면과 함정에 자연스레 빠져든다

이거 함정이다.

그럴수록 우리는 비참해지는 자신을 직면하게 될 뿐이다. 목사 자신도 그럴 수 없다. 그러니 다른 사람들은 말할 것도 없다.

성경에서 말씀하시는 믿음이란 내 믿음이 아니다.

나를 믿어주시는 하나님의 믿음이다. 그 믿음(하나님의 그 믿음)을 믿는 게 믿음이다.

내 의지로 믿음이 생길 것이라 기대하지 말라, 스스로에게 속는 일이며 스스로를 배신하는 행위가 될 뿐이다.

사도 바울은 인생 말년에 순교를 직감한 그 나이에 제자 디모데에게 한 글자 한 글자 깊은 의미가 담긴 서신을 쓴다.

그리고 자신의 삶을 돌아보며 이 구절을 기록했을 것이다. "주는 일향 미쁘시니.."

바다가 수면위는 늘 변화가 많지만 바다 깊은 곳은 변화가 없다 한다. 하나님의 사랑과 믿음은 그 바다 밑과 같고, 우리의 믿음은 바다 수면 위와 같다. 그러니 스스로에게 믿음이 좋다 나쁘다 부족하다 많다는 잣대를 들이대지 말자. 우린 믿음이 없다. 그리고 믿고 싶어하지도 않는 존재일 뿐이다. 내 마음대로 살고 싶지 하나님 뜻대로 살고 싶지 않다. 필요할 때만 하나님이지 평소에는 내가 하나님이다.

그러나 그러함에도 불구하고 하나님은 나를 믿어주신다. 늘 하는 말이지만..믿어주시고 기다려주시고 속아주신다.

그래서 긴 시간을 통해 우리가 스스로에게 절망할 적에 다시 손 잡아 주시고 일으켜 세우셔서 하나님이 정하신 그 고지까지 이르게 하신다.

그러니 고지가 바로 저긴데 예서 말 수는 없다..하나님은 하나님의 방법과 열심으로 우리를 이끄실 것이다.

우리는 늘 그렇듯 그렇게 살아가면 된다. 죄 짓고 의심하고 염려하고 갈등하며 충동적이며 한숨쉬며 사는 모습이 본래 우리의 모습이다.

그런데 하나님이 개입하시고 그런 나를 그래도 믿어주시고 그래도 잘했다 하시며 버텨주신다.

더 이상 내 믿음을 논하지 말라. 나는 믿음이 없다. 하나님만 믿음이 있다. 그렇게 나를 우리를 믿어주시는 그 믿음으로 나는 내가 의지하는

그 분을 믿는다. 그게 믿음이다. 그리고 의인은 믿음으로 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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