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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

읽다(김영하)

 

 

김영하작가의 산문 '읽다'를 읽었다.

책을 읽는 동안 책을 눈으로 읽는게 아니라

마치 알쓸신잡에서 말하는 작가의 음성을

귀로 듣는 것만 같았다.

세종도서관에서 빌린 책인데 책전체에

연필로 밑줄 쳐진 곳이 너무 많았다.

밑줄쳐진 책을 기증 받은 것인지, 아님 개념없는

사람이 빌린 책에다 이렇게 무례한 짓을 한건지

모르겠다.

이행위를 긍정적으로 말하면 그만큼 공감이

가는 부분이 많았다는 얘기다.

내가 지우개로 지울까도 잠시 생각해봤다.

하지만 그만두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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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읽다'209.210쪽에서

 

소설을 읽는 것은 바로 이 광대한 책의 우주를

탐험하는 것입니다. 우리는 나니아연대기의

옷장처럼 하나의 책을 통해 그 우주에 들어갑니다

책은 새로운 세계로 통하는 문이자 다른 책으로

연결해 주는 징검다리입니다. 소설과 소설, 이야기와

이야기, 책과 책 사이의 연결을 찾아내는 것은

독자로서 큰 즐거움이 아닐 수 없습니다. 우리는

이야기에 흠뻑 빠져 들면서도 그 이야기 와 다른

이야기에 연결점을 찾아 나가고 그런 경험을 쌓아

나가면서 전혀 관계 없어 보이는 소설과 소설 사이에

유사점을 찾아내기도 합니다.그러면서 독자는

자기만의 책의 우주 그 지도를 조금씩 완성하게 됩니다

.........

사실 독자로 산다는 것에 현실적 보상 같은 것은

없을지도 모릅니다. 그러나 우리의 짧은 생물학적

생애를 넘어 영원히 존재하는 우주에 접속할 수

있다는 것, 잠시나마 그 세계의 일원으로 살아갈 수

있다는 것, 어쩌면 그것이야말로 독서의 가장 큰

보상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별들이 수백 수천 년

전에 보내 온 빛이 이제야 우리의 망막에 와 닿듯이

책 역시 시공을 초월 해 우리에게 도달하고 영향을

미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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