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은 쏠릭태풍때도 비가 거의 안왔었다.
오늘 거의 두달만에 비다운 비가 오고 있다.
저녁 먹고 우산을 쓰고 산책에 나섰다.
비가 제법 내리고 있었다.
이 얼마만의 비인가? 감격하며 빗속을 거닐었다.
기온도 서늘해서 좋았다.
비를 맞는 나무도 풀도 행복해하는거 같이
보였다.ㅎㅎ
아파트모퉁이를 돌아서는데 어느 어르신이
우리에게 말을 건다.
"아니 이비가 한달만 일찍 내렸으면 우리나라가
풍작으로 얼마나 세계적인 국가가 되었겠어요."
우리는 순간 어리둥절했다.
그러더니 가던 걸음을 멈추고 본격적으로
말씀을 하신다.
"그동안 얼마나 가물었어요.농작물이 다 죽었어요.
이 비가 진작에 내렸어야 하는데...
올해 대단한 흉년이에요."
그분의 아내이신지 같이 가시던 할머님이 덧붙이신다.
"아니 지금이라도 이렇게 내리니 얼마나 다행이유
오늘 이렇게 안내렸으면 큰 일 날뻔했슈."
우리는 "그러게요.지금이라도 비가 와서 다행이에요."
하고 맞장구를 쳐드리고 돌아섰다.
풍작으로 세계적인 국가가 되었을거라는 말씀에
웃음이 났다.
연세가 많으신 분이었는데 농사를 짓던 분이었을까?
그동안 가물어서 걱정을 많이 하셨나보다.
충청도지방이 유독 비가 안내리는거 같았다.
유례없는 폭염에다가 가뭄까지 겹쳤으니
농작물이 남아나겠나 싶다.
그래도 올해 고추농사가 너무 잘됐다고
자랑을 하는 지인도 있었다.
암튼 오늘 내일 비가 많이 올거라니 해갈은 확실히
될거 같다.
ㅎㅎ
오랜만에 내리는 비는 거리에서 알지 못하는
사람을 불러세워 얘기하고 싶게 만드나보다.
우산을 썼는데도 발이 젖고 옷이 젖었다.
그래도 오랜만에 비를 맞으니 좋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