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내가 스케줄이 없는 날
남편에게 어딜 가보자고 했더니
아침 먹고 나가보자고 쾌히 승락을 한다.
자동차에 탈 때까지 어딜 갈지
목적지도 정하지 않은 상태.
동해안?서해안? 하다가 오늘은 동해안이
기온이 좀 낮다고하니 동해안으로...
이렇게해서 영덕으로 가는 고속도로를 탔다.
오늘 모처럼 하늘도 눈부시게 맑고
구름도 어찌나 아름답던지...
언제부턴가 내 마음에 꽂혀 있던 포항 내연산
12폭포를 갈 수 있는 절호의 기회...
그동안 남편은 산에 오르지 못하는 사람이 무슨
폭포냐고 해서 자신감이 없었으나
검색해서 알아보니 한시간 정도 가면 폭포를
볼수 있다는 글을 보고 오늘 밀어부쳤다.
영덕.포항간 도로를 달리는데 동해바다가
보인다. 가슴이 뻥 뚫리는것 같았다.
그래도 슬쩍 겁이 나서 내연산입구 안내소에서
관음폭포까지 가는데 길이 어떤가, 시간이
어떤가 물으니 길은 험하지 않고 시간은
왕복 2시간 걸린다고 했다.
지난해 주왕산을 갔을때 생각보다 길이
평탄해서 편하게 폭포까지 다녀온 기억이
있어서 혹시 그렇지 않을까 기대를 해봤다.
12폭포를 가기전에 보경사입구...
보경사는 학창시절 포항에서 온 친구에게서
처음 얘기를 들었었다.
대전사람들이 계룡산 동학사를 가듯이
포항사람들은 보경사를 가는데 경치가
매우 아름답다고 자랑을 했었다.
그얘기를 들은지 40여년만에 처음으로
오늘 그 보경사를 간것이다.
우리가 보경사주차장에 도착한게 오후 2시
안내인은 왕복 두시간이라고 했지만
내가 워낙 산길을 못걸으니 남편은 그보다
두배걸릴지 모른다고 그냥 목적지인 폭포를 먼저
보자고 서두르는 바람에 보경사 사찰은
그냥 패스하고 폭포 쪽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포항은 오늘 초여름 날씨처럼 청명하고
상쾌한 바람이 부는 사랑스러운 날이었다.
그곳 날씨가 너무 좋아서 우린
탁월한 선택을 했다고 뿌듯해했다.
길은 약간 평탄한 편이었지만 자잘하게 오르고 내리는
길이 꽤 있었다.만만치 않은 계단도 있었고...
계곡의 물소리 새소리,나뭇잎이 바람에 흔들리는
소리를 들으며 쉬엄쉬엄 가다보니 상생폭포가 나타났다.
그리고 기암괴석...
거기부터 길이 좀 가파랐다.
폭포가 기암괴석 사이에 숨어 있어서 잘 안보이는
보현폭포.삼보폭포.잠룡폭포(이름이 맞는지 모르겠다)
등을 지나 꽤 폭포소리가 크게 들리는 곳에
다다랐는데 유감스럽게도 폭포의 모습이 잘 보이지는 않았다.
그리고 곧바로 아~!하고 감탄을 자아내게 하는
광경이 눈앞에 펼쳐지는데 관음폭포였다.
좀처럼 감탄사를 내뱉을 줄 모르는
남편이 입을 다물지 못하고 감탄을 한다.
나보고 좋은 곳 안내해줘서 고맙다고한다.
안내소에서는 꼭 선일대라는 곳을 가보라고했는데
선일대는 엄청난 계단으로 되어 있어서
도저히 엄두가 안나서 포기했다.
남편은 집에 안가고 그냥 거기서 있고싶다고했다.
폭포에 발을 담그고 둘이 앉아서 한참을
무념무상 멍 때리고 있었다.
오며가며 다람쥐가 어찌나 많은지
다람쥐를 정말 많이 봤다.
다시 더 올라가면 폭포가 더 있다는데
우리의 오늘 목표는 관음폭포였으니
거기까지만...
우린 안내소에서 말한 것보다 1시간이 더 걸려서
왕복 3시간에 다녀왔다.
생각보다 내겐 힘든 길이었다.
또 올수 있을까?에는 자신이 없었다.
둘이서 물을 한병만 가지고 갔더니
역시 여름날이라서 목이 말랐다
오는 길에 영덕의 어느 해수욕장에 잠깐 들러서
파도소리를 듣고 왔다.
의성휴게소에서 저녁을 먹었는데 아주 조그만
휴게소였다.의성마늘갈비덮밥이 7500원이었는데
신선한 버섯도 들어가 있고 맛이 좋았다.
강추할만한 메뉴인거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