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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

김종민의 바보철학을 보면서

김종민의 바보철학이라는 버스킹을 보면서

생각나는 애가 있었다.

내가 학원을 할때 한 학생이다

이아이는 학원에서 떡볶이행사를하는 날 왔다.

그엄마와 함께 왔는데 엄마도 아이도 언행이

좀 이상했다

학원을 다니겠다고 온건지 떡볶이를 먹으러

온건지 알 수가 없었다

엄마는 아이를 떡볶이 먹는 교실로 집어 넣었고

아이는 정신없이 떡볶이를 먹어댔다.

먹고 다시 더 달라고 하길 여러번..

우리는 그냥 지나가다가 떡볶이 먹으러 들른 애인줄알았다.

결국 학원등록을 하고 가긴했다

그런데 문제는 다른 아이들 반응이었다

이아이는 중학교1학년이었는데 거의 전교왕따에다가 전교꼴찌하는 아이였다.

그래서 이아이랑 같이 학원 다니기 싫다고 학원을 옮기는 사태가 벌어졌다

그리고 그아이를 받은 이후로 등록하는 학생들이 거의

없었다. 우리학원은 전교꼴찌 왕따가 다니는 학원으로

아이들 사이에서 소문이 난거였다

학생들은 그애를 내쫓으라고 난리였다.

학원을 운영하면서 이런 일이 생길거라는 건

생각도 못했었다.

그아이는 일단 씻지를 않는거 같았다.냄새가 났다.

그리고 말이 어눌했다.하지만 성품은 너무 정직하고

착했다.

나는 그아이에게 씻으라고 했다.그아이는 내말대로

씻고 왔다.

중1겨울방학이었는데 영어알파벳을 못썼다.

알파벳을 쓴다기보다 그리는거에 가까웠다

쓰는 순서가 엉망이었다.

내겐 너무 충격이었다.한글도 마찬가지였다.

이런아이를 어떻게 가르치나.

그런데 이아이에게 놀라운 것이있었다.

역사를 너무 잘아는거였다.

퀴즈대회를 하는데 역사문제는 얘가 거의다

맞췄다.

 

그아이에게 영어 알파벳쓰는거부터 가르쳐야했다

정규수업외에 과외로 가르쳐야했다.

그리고 기본적인 단어 car.can이런 세글자 쉬운단어부터 가르치는데

너무 답답해서 내 가슴은 쾅쾅 치며 가르칠 수밖에 없었다.

초기에는 포기하고 싶었다.

 

그러나 아이는 우직하게 배워 나가기 시작했다.

자기 물건도 정리할 줄 몰라서 내가 가방정리도 해줘야했다.

학원을 그만두지 않고 계속 다니는

아이들은 이아이를 괴롭히는 재미로 다니는거 같았다

그러나 이 아이는 그게 당연하다는듯 문제삼지 않고

바보같이 웃으며 넘겼다.

그런데 그렇게 가르치고 중2중간고사를 봤는데

아이 성적이 쑥 올라갔다.갈수록 아이 성적은 올라갔고 특히 영어성적이 엄청 올랐다.

중3때는 영어점수가 8,90점대로 올랐다.전체성적도 중간정도까지 올랐다.

이아이 때문에 우리학원의 중학생들은 거의 전멸하다시피했다.

이아이 성적이 오르니 이아이보다 잘했던 아이들이

이아이보다 성적이 밑에 있게 되었다.그러니까 또 문제가 되었다.

그애들이 자존심 상해서 학원을 못다니겠다면서 학원을 그만 두었다.

이아이가 성적이 오르니까 다른 애들이 이아일

괴롭히지 않았고 이아이도 자신감이 생겨서 누가

괴롭히면 맞서기도 해서 이아인 더이상 괴롭힘은

당하지 않게 되었다.

이아이 어머니는 마트에서 일하시는데 학원에 오시면

허리를 90도로 숙이며 감사해했고 학원비는 하루도 어김없이 돈을 보냈다.

중1겨울방학때부터 고3때까지 5년을 보냈으니

그 이름을 아직도 기억할 정도다.

 

암튼 여러요인이 겹쳐서 결국 학원을 정리하는 지경에 이르렀지만

이아이부모는 끝까지 개인지도라도 해서 가르쳐 달라고 졸라서

나는 속터져서 못가르치고 남편에게 넘겼다.

남편은 나처럼 달달거리지 않고 남의 일처럼 느긋하게 이아이를 대했다.

이아이가 고등영어를 어떻게 할까싶었는데 남편얘기로는 고2,고3이 되니

그 아이 영어어휘력이 자기보다 더 낫더라고했다.

그래서 고3 1학기가 끝날때 하산을 시켰다.

결국 그 아인 대전에 있는 한 국립대학을 들어갔다.

그아인 지능이 있는 우직한 바보였고 사회성이나

정서적장애가 있는 그런 바보였던 것이다.

아마도 엄마,아버지가 힘들게 노동일을 하며

사느라 아이를 방치했던듯 했다.

그리고 못한다고 윽박지르기만했는지

조금만 언성을 높이면 거의 경끼수준으로

놀라곤했다.

그리고 상대방눈을 똑바로 보고 말을 못했다.

 

김종민 말대로 이아이의 특징은 느린거였다.

그리고 대단히 우직하면서도 정직했다

절대로 잔머리굴리지 않는다.

그러나 한번 알면 잊어버리지 않았다.

그리고 집안에서 지적으로나 정서적으로

방치되어 있었던거 같다.

이제 군대도 다녀오고 직장에 다닐텐데

어떻게 지내는지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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