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주째 감기에 골골거리면서
집에만 있는 것이
너무 답답해서 콧바람 쐬러
대천해수욕장을 찾았다
오랜만에 낮기온이
9도까지 올라가는 날씨
우리가 갈 수 있는
가장 가까운 바다가
대천해수욕장인데
재작년에 가보고 안 갔던 것 같다
대천까지는 자동차로
1시간 20분 정도 걸리는 거리
해변에 서니 역시 겨울은 겨울
바람이 차고 매서웠다
바닷물이 밀려들어오는
밀물이었다
갈매기들이 사람이
가까이 다가가도
전혀 경계 심 없이
편안하게 있었다
파도가 점점 거세어져 갔다
저해변 끝까지 걸어가 보자고
했는데 바람이 너무 차서
중간에 포기하고 말았다
차를 바다가 보이는 방향으로
대고 차에 앉아서 싸가지고 간
믹스커피와 간식을 먹으며
음악 틀어놓고
바닷물이
어디까지 밀려오나 보았다
완전히 우리 부부만의 카페였다.
오~ 좋네~
바닷물이 저 눈덩이까지
오는 거 보고
돌아가자고 했는데
느릿느릿 밀려오더니
마침내 눈덩이까지 왔다.
요즘 시끄럽고 답답한 상황에서
피해 가고 싶어서 나간 것인데
남편은 차 안에서 계속
정치얘길 하고
보려고 의도하지 않아도
여기저기 주변에 걸려있는
정치구호 때문에 완전한 피신은
할 수 없었지만 그래도 바다를
보고 오니 답답함이 잠시
해소된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