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저녁 일이다.
나의 학창시절 친구가 나를 찾고 있다면서
몇사람 건너서 전화번호를 받았고
통화를 했다.
아마도 내결혼식때 얼굴보고 그후 전화로
몇차례 소식을 주고 받다가 30여년간
소식이 끊겼던 친구였다.
그동안 그녀의 이름도 잊고 살았던거 같다.
처음에 이름 듣고 잠시 누구지?했을 정도니...
전화기 너머로 들려오는 친구 특유의
밝고 경쾌한 목소리는 여전하다.
그녀는 나보다 우리 엄마의 소식이
궁금하고 우리 엄마가 보고 싶다고 했다.
그녀는 중고등학교 때 친구다.
특히 중학교때는 시험 때면 우리집에서
시험공부를 한 멤버다.
한참 통화를 하고 다시 문자를 주고
받았다.
그녀가 보낸 메세지를 보고 난 또 울컥했다.
그녀의 글을 보고 아버지가 참 여러사람들에게
행복한 추억을 선사하고 가셨구나 싶었다.
우리 아버지는 엄마가 하는 계가 깨지던 날
Tv를 사오셨다. 우리가 써보지도 못한 돈
남 좋은 일만 시켰다면서 우리도 써보자
하시면서 사오셨던 19인치 금성Tv.
그날 우리는 배터지게 숯불 불고기도 해먹었었다.
지금 생각하면 그런 계 들어서 돈 떼었다고
엄마를 원망하고 탓했을 법한데 아버지는
전혀 그러시지 않고 정반대로 하셨던거 같다.

친구 말대로 그땐 테레비라고 했다.
우리 테레비는 동네 테레비였다.
김일레슬링이나 박신자,신동파농구시합
이회택축구시합이 있는 날은 마당에 Tv를
내놓고 동네사람들 보여줬다.
특히 아폴로11호 달착륙 때는 집에 발디딜 틈이
없을 정도로 사람이 많았었다.
그날 우리식구는 밥도 부엌에서 먹어야했다.
그거 말고도 재미난 드라마를 할땐 고정고객까지
늘 있었다.
그렇게 친구와 그시절 추억을 더듬고 났는데
공교롭게도 엄마로부터 전화가 왔다.
엄마에게 이친구 얘길하며
"엄마,희숙이가 우리 아부지 생각나서 날 찾았대.
그리고 나는 안보고 싶고 엄마가 보고 싶대"
했더니 엄마가 "아이구 고맙네" 라면서 울먹이신다.
친구 덕분에 엄마와 나도 추억에 잠긴 시간이었다.
겨울은 추억의 계절인가? 올겨울 유난히 옛추억에
잠길 일이 많았던거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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