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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

자작나무

 

햇볕이 좋아서 산책을 나갔는데 바람이 너무

세게 분다.

아파트정원도 어느새 연초록 잎들이 점령해버렸다.

자작나무숲에 가니 나뭇가지와 나뭇잎들이 춤추듯

바람에 흔들린다.

햇빛을 받아 빛나는 자작나무 잎들을 보니

김훈님의 글이 생각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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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작나무숲;

5월의 산에서 가장 자지러지게 기뻐하는 숲은 자작나무숲이다. 하얀 나뭇가지에서 파스텔톤의 연두색 새잎들이 돋아날 때 온 산에 푸른 축복이 넘친다. 자작나무숲은 생명의 기쁨을 주체하지 못하고 작은 바람에도 늘 흔들린다. 자작나무숲이 흔들리는 모습은 잘 웃는 젊은 여자와도 같다. 자작나무 잎들은 겨울이 거의 다 가까이 왔을 때 땅에 떨어지는데,그 잎들은 태어나서 땅에 떨어질 때까지 잠시도 쉬지 않고 바람에 흔들거리면서 반짝인다...................숲의 빛은 바다의 물비늘처럼 명멸한다.............그래서 자작나무숲은 멀리서 보면 빛들이 모여사는 숲처럼 보인다.

김훈의 '자전거여행'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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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요즘 세상이 어지러워서 그런지 아님 내 마음이

심란해서 그런지 아님 오늘 바람이 평온한 바람이 아니어서

그런지 자작나무가 자지러지게 기뻐하는 모습으로는

보이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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