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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사랑(국내)

정방사가는 길

 

 

 

 

 

 

 

 

 

 

 

 

 

 

 

 

월요일날 제천을 갔다.

이번 가을엔 청풍호 주변의

자드락길을 걷고 싶었다.

자드락길 중에서도 코스가

짧다는 2코스 정방사 가는 길을

택했다.

능강교에서 2.5키로 라고 되어 있었다.

오잉?

1.6키로라고 써 있는거 봤는데?

암튼 우린 능강교 주차장에서

시작했으니 2.5키로를 걸어야했다.

그런데 가다보니 계속 오르막길...

내가 가장 힘들어 하는게 오르막길인데...

하지만 날씨가 너무 좋아서

가벼운 마음으로 시작했다.

전날은 비가 왔었는데 그날은 전형적인

가을날,가을하늘이었다.

 

오르는 길에 불타오르는 듯한 빨간단풍든

나무들이 많았다.

힘든 오르막길을 단풍구경 하면서 오르니

힘든 줄 모르게 오를 수 있었다.

문제는 가도가도 정방사가 나오질 않는거였다.

표지판이 중간중간에 있어도 몇키로 남았다고

써 있는 표지판은 없었다.

 

급기야 남편이 자기가 먼저 가보고

전화해주겠다면서 먼저 올라갔다.

한참만에 전화가 왔는데

내가 있는 곳에서 400미터쯤

더 올라가야 하는데 s자의 경사가

제법 되는 오르막길인데 자기가 볼때

내가 오르기에는 무리인거 같으니

포기하라고 한다.

나는 2키로를 왔는데 400미터 가파른 길 때문에

포기할 수는 없다하고 계속 오르는데

남편은 포기하는게 나을거라고 계속

문자를 날린다.

 

아닌게 아니라 올라갈수록 더 가파라지고

올라가기가 힘들었다.

산을 잘 타는 사람들에게는 아무것도

아니지만 산을 못타는 나같은 사람한테는

쉬운 길이 아니었다.

 

그런데 내 머리위에서 사람들이 떠드는

소리가 들렸다. 거기가 정방사였나보다.

오기로 올랐더니 정방사는

거의 수직으로 위에 있었다.

돌계단을 따라 올라가니 세상에나

산들이 눈아래 펼쳐져 있다.

정상에 오르는 감격이 이것이로구나.

멀리 청풍호의 물결이 가을햇볕을 받아

반짝이고 있었다.

힘들게 올라온 보상치곤 대단한 경치였다.

 

혼자몸으로 올라오기도 힘든 이런 곳에

어떻게 절을 지을 생각을 했을까.

이렇게까지 해야 속세를 떠났다고 할 수

있는걸까.

아~내가 이런 풍경을 보게 되다니...감격감격~

거기서 기다리던 남편은 반가워하기보다는

걱정스러워 하는 눈빛이다.

날 보자마자 내려갈 일이 걱정이니

자기가 먼저 내려가서 차를 절밑에 있는

주차장까지 끌고 올테니 나보고

주차장서 기다리라고 한다.

 

사실 나는 천천히 내려가면서

다시 단풍구경 하고 싶었는데...

남편의 사랑방식은 이렇다.

우직하게 자기생각으로...

나의 단풍구경을 단축시켜서

아쉬웠지만 그날은 남편의 그런

사랑이 안스러우면서도 고맙게 느껴졌다.

 

남편은 혼자 내려 가는데

내려가는 길이 너무 길더란다.

올라갈 때는 그리 길다는 생각이

안들었었는데 이상하더라고 했다.

올라갈 땐 둘이 같이 갔으니까

길게 안느껴졌지.

그리고 차를 끌고 오면서 엄청 후회했단다.

차가 교행하기가 힘든 길이어서

맞은편에서 오는 차를 만나면

서로 땀을 줄줄 흘려야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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