섭섭하게
그러나
아주 섭섭치는 말고
좀 섭섭한 듯만 하게
이별이게
그러나
아주 영 이별은 말고
어디 내생에서라도
다시 만나기로 하는 이별이기에
연꽃
만나러 가는
바람 아니라
만나고 가는 바람같이
엊그제
만나고 가는 바람 아니라
한두 철 전
만나고 가는 바람같이
글 / 서정주
작년에 부여궁남지에서
찍은 사진.
만개한 꽃보다 살짝
꽃잎을 열은 연꽃은
안에 수술이 꼭 등이 켜진
연등처럼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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