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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

아찔했던 순간

 

 
오늘 여긴 천둥벼락이 대단했다.
벼락이 치니 길거리에 있던 아이들이
놀랐는지 울음을 터트리는 소리가 들린다.
그러면서 갑자기 아찔했던 순간이 불현듯
떠오른다.
 
미국 아들네서 돌아오기 이틀전.
아들이 공부하고 늦은 시간에 귀가를 했다.
밤11시반쯤.
아들이 집에 들어서자마자 갑자기 화재경보기가
미친듯이 울려댔다. 그소리가 우리나라 화재경보기의
몇배는 더 커서 도무지 그냥 듣고 견디기가 힘들
정도였다. 꼭 우리집에서 화재가 난 것같아서
놀라서 둘러보았지만 우리집은 멀쩡했다.
아들은 밖으로 나갔다가 황급히 돌아오더니
소릴 지른다.
"엄마,화재에요.빨리 대피하세요.우리 윗층인거
같아요.세현이랑 세현엄마 깨우세요.!!!"
가슴이 얼마나 벌렁대는지 정신없이 세현이와
며느리를 깨우러 갔는데 깊이 잠들었는지 깨지를 않는다.
아들은 다급해하며 "엄마부터 나가세요~"하며
소릴지른다. 애들을 깨워서 밖으로 나갔는데 벌써 사람들이
많이 나와있다. 사람들을 보니 가방을 하나씩 들고 있었다.
그제서야 정신이 들어서 '아차 내일모레 집에 가야하는데
여권가방~!!!'이러면서 다시 집으로 들어가 여권가방을
들고 나왔다.
며느리는 맨발로 세현이를 안고 아들은 자기네 여권가방을
챙겨서 나왔다.
도대체 이게 무슨 일이람.그래도 생명은 일단 건졌으니
하고 안도의 숨을 쉬었다.
그런데 거기도 겨울인지라 밤기온이 6도정도라서
어찌나 추운지 차에 들어가 히터를 틀고 있어야했다.
불은 아들네 동에 2층에서 난거였다.여기가 목재로
지은 4층짜리 아파트인데 2층에서 불이 난 것이다.
조금 있다가 911소방차가 왔다. 그러나 화재는 소방차가
오기전에 꺼졌다고 한다. 불이 꺼졌는데도 경보기는
계속 울려댔다.
여긴 목재아파트인데도 집에 소화기도 없다.
그런데 어떻게 꺼졌을까.
불이나면 천정에 스프링쿨러가 작동해 온집안을
물바다로 만든다고 한다.
좀 진정이 된후 불이 났던 집쪽으로 가보니 정말
베란다쪽으로 물 내려오는 소리가 난다.
다행히 세현이는 울지도 않고 지엄마 품에 꼭 안겨
있었다.
안그래도 아들에게 공부하러 오긴 했지만
생명을 보전하는 일이 가장 중요하니 교통사고 조심하고
안전과 건강지키는 일에 힘 쓰고 건강이 안좋아지면
당장 철수해서 귀국하라고 강조하고 있던 차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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