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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여행

그랜드캐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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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그랜드캐년을 처음 접한건 고등학교 때

국어교과서에서 였다.

저자가 누구였는지는 기억이 안나고

캐년이라는 단어가 특이했고 피닉스라는

도시명을 그때 처음 알게 되었다.

그 저자는 피닉스를 통해서 그랜드캐년을

간 것으로 소개했던 것 같다.

 

22년전 이곳을 처음 왔을땐 고등학교 교과서에서

보던 곳에 내가 와 있다는 감격에 가슴이

벅찼었으나 이번엔 그런 감동은 없었다.

단지 아들을 만나기 전이라서 아들이 살고 있는

아리조나주를 통과하고 있다는 사실이 감격스러웠다.

 

그곳을 처음 갔을 때는 아이맥스영화관에서

그랜드캐년을 소개하는 영상을 보는 옵션을

선택했었고 이번엔 경비행기 옵션을 택해

그랜드캐년을 하늘에서 볼 수 있었다.

하늘에서 먼저 보고 지상의 사우스림 매더포인트로

갔는데 딸은 지상에서 보는거랑 하늘에서

보는거랑 차이를 못느끼겠다고 했다.

 

바위끝에 앉은 다람쥐가 도망가지도 않고

포즈를 취한다.

 

내린 눈이 녹지 않고 있을 정도로 추웠다.

라스베가스에서 그랜드캐년.

그랜드캐년에서 요세미티로 가면서

일부 아리조나주를 통과해갔다.

 

*교과서에 실렸던 그랜드캐년을 검색해서 가져왔어요.

저자는< 천관우>라는 분이네요.5월에 갔는데도 오슬오슬 춥다고도 했고 눈발이 날린다는 내용도 있네요

 

K형에게

 

K형, 황막(荒漠)의 미개경(未開境) 애리조나에 와서 이처럼 조화의 무궁을 소름끼치도록 느껴보리라고는 미처 생각을 못했었습니다. ‘그랜드 캐년’의 그 웅혼 괴괴한 절승(絶勝)을 그 한 모퉁이나마 전해 드리려고 붓을 들고 보니, 필력이 둔하고 약한 것이 먼저 부끄러워집니다.

 

K형, 애리조나주 피닉스, 불사조의 이름을 지니는 이곳에 온 것이 5월 7일, 기온은 화씨 90도를 오르내리고 있습니다. 내리쬐는 강렬한 햇볕에, 시야에 들어오는 것이라곤 메마른 암괴로만 되어 있는 듯 기묘한 ‘스카이라인’을 이루는 미국 남부 특유의 산형과, 거리마다 우거진 높다란 종려의 가로수입니다. 이 피닉스에서 다시 대협곡의 관문인 ‘홀래그스태트’까지 자동차로 여섯 시간의 행정입니다.

광야를 전속력으로 달리는 자동차는 갈수록 숨이 가빠집니다. 10분을 달리고 내려다보면 안계(眼界)가 넓어지고, 또 10분 달리면 또 안계가 달라지고, 가팔라진 경사를 줄곧 올라가고 있는 것입니다. 처음에는 사원(砂原)입니다. 여기저기에 우뚝우뚝 ‘그로테스크’한 선인장이 거목이 삼지창같은 가지를 벌리고 섰습니다. 얼마를 가면 관목원(灌木原)입니다. 황양목(黃陽木)같이 생긴 작달막한 나무들이 들을 덮었습니다. 나무도 이 더위에 타버렸는가, 푸른 들이 아니라 누런 들입니다. 저 멀리 회오리바람이 일어나 바람기둥이 되어 하늘을 찌르면서 맹렬한 속도로 움직이는 것이 보이는가 하면, 막막한 대야(大野)에 해 뜨는 부분, 그 구름 낀 부분이 소낙비 지나가는 풍경처럼 완연히 대기의 경계를 지우며 이동하는 것이 보입니다. 선인장도 이제는 봉상(棒狀)의 것이 아니라 우리나라의 것처럼 손바닥같이 생긴 놈들이 산야를 덮습니다. 얼마를 더 가면 초원입니다. 이것 역시 누렇게 마른 잔풀이 서리를 얹은 양 보얗게 깔린 곳입니다. 또 얼마를 가면 석원(石原)입니다. 돌도 탔는지 모질게 일그러졌습니다.

 

황혼이 스며듭니다. 서천(西天)의 발간 낙조가 몸서리치도록 화려합니다. 이 근방에 집단 부락들을 가진 ‘인디언’의 얼굴들이 유난히 표한(慓悍)하게 보입니다. ‘훌래그스태트’라는 동리에서 일박, 나그네의 회포는 비경을 찾아 드는 흥분을 억누를 수가 없습니다. 아침 아홉 시 관광버스에 몸을 싣고, 멀리 백설을 이은 ‘함훼리’ 12,611척의 고봉이 운무에 서리어 있을 뿐, 딥 하나 제대로 찾아보지 못하는 평원을 달리기 또 두 시간 만에, 낙락장송의 숲을 지나자 드디어 ‘그랜드 캐년’의 종착역입니다. 오슬오슬 춥습니다. 피닉스의 더위, 이곳의 추위, 좀 어이가 없습니다. 안내소 안의 ‘홀’에는 난로가 확확 달아오르고 있습니다. 안내소 뒤편에 마련된 조망대로 들어섰습니다.

 

눈앞에 전개되는 아아 황홀한 광경! 어떤 수식이 아니라 가슴이 울렁거리는 것을 어찌할 수 없습니다. 이 광경을 무엇이라 설명해야 옳을는지. 발밑에는 천인(千?)의 절벽, 확 터진 안계에는 황색, 갈색, 회색, 청색, 주색으로 아롱진 기기괴괴한 봉우리들이 흘립(屹立)하고 있고, 고개를 들면 유유창천(悠悠蒼天)이 묵직하게 드리우고 있는 것입니다. 나는 지금 550m의 협곡 남안(南岸)에 서 있습니다. 그리고 K형, 나는 이것을 보려 여기에 온 것입니다. 별안간 일진의 바람이 거세게 불어 닥치며 옷자락을 휘몰더니 휘날리는 눈, 눈. 멀리 이 협곡의 대안(對岸)인 ‘포웰’ 고원을 운무의 품안에 삼키고, 기발한 봉우리를 삽시간에 차례차례로 걷우고, 마침내 눈앞에 보이던 마지막 봉우리를 삼키고, 망망한 운해, 휘날리는 눈보라, 그리고 숨 가쁜 강풍. 회명(晦冥)하는 천지 속에 나는 옷 젖는 것도 잊고 서 있을 수밖에 없었던 것입니다. ‘염천지지유유(念天地之悠悠) 독창연이체하(獨愴然而涕下)’라고 한 옛사람의 글귀가 선뜩 머리를 스치면서 까닭 모를 고요한 흥분에 사로잡히는 것입니다.

(念天地之悠悠 獨愴然而涕下 : 천지의 유유함을 생각하노라니 홀로 처연하여 눈물이 흐른다)

 

차가 떠난다고 합니다. 그랜드 캐년 남안 112킬로미터를 달리는 관광버스입니다. 어느 틈에 구름이 개이고 차창으로 보이는 대협곡의 모습은 갈수록 웅장을 더해 갑니다.

대협곡의 남안을 따라 천인절벽 위를 차는 달리고 있습니다. 협곡 속에서 죽순처럼 솟아오른 군봉의 꼭대기들이 우리가 달리는 언덕과 같은 높이를 유지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쳐다보는 풍경이 아니고 바라보고 굽어보는 풍경입니다. ‘야바다이’ 전망대라는 곳에서 안내인의 수다스러운 설명이 끝날 줄을 모릅니다. 이 절승은 이렇게 하여 이루어졌다고 하는 것입니다.

 

이 대고원에는 태초에 강이 있었다. 강은 흐르면서 양안(兩岸)을 침식하고, 고원은 서서히 융기했다. 기슭을 깎는 강류에 협곡은 점점 넓어지고, 거기에 풍상우로(風霜雨露)의 쉴 새 없는 조탁(彫琢)으로 산형은 점점 변해졌다. 그동안이 약 700만 년 내지 900만 년…….

 

차는 또 달립니다. 척도의 웅혼한 것도 그것이려니와 색채의 풍염한 것도 말할 수가 없습니다. 봉우리들이 제각기 빛이 다르고, 같은 봉우리가 머리와 허리와 발밑이 달라 본래가 소녀의 색동저고리 같은 것인 데다가, 지나가는 운영에 따라 밝던 빛이 어두워지고, 짙던 빛이 엷어지면서, 그야말로 오색영롱, 그것도 너무나 터무니없이 웅장한 영롱을 이루는 것입니다. 날씨는 흐리다가 개다가 또 눈이 휘날리다가 대중을 잡을 수가 없고 봉우리 뒤에 머뭇거리던 안개가 홀연히 앞을 가리고 하류 쪽을 배회하던 구름이 홀연히 상류로 용솟음쳐 올라옵니다. 절벽 위라고 하지만 탄탄대로 옆에는 울창한 수품이 심심찮게 끊이지 않고 그 속에서 사슴 떼가 기웃이 고개를 들고 나타나기도 합니다. ‘그랜드뷰’, ‘리판 포인트’ 등등의 이름을 지닌 몇 지점에 내려서 다시금 감탄을 거듭하고는 하였습니다. 이 ‘코스’의 종점인 ‘와치 타워’라고 하는 곳은 처음 협곡 첫 입세와는 또 다른 의미에서 이 협곡을 대표하는 전망대입니다.

 

이곳의 선주민인, 그리고 지금도 이곳을 본거의 하나로 삼고 있는 인디언이 쌓아올린 원통형의 망루입니다. 경주 첨성대보다는 훨씬 큰 이 탑을 들어서면 인디언의 수공품을 파는 것, 간단한 민속 대료 진열실, 음식점 같은 곳이 있고 그 꼭대기가 전망을 위한 곳입니다. 지금까지 차가 달려온 방향대로 시선을 돌리면 멀리 유명한 ‘페인테드 데서트’가 가로놓였습니다. 채색 사막이라는 이 사막의 빛깔은 317종이라고 합니다. 차가 달려온 방향을 거슬려 바라다보면 ‘그랜드 캐년’ 40마일의 종경(縱景)이 일목에 들어옵니다. 어느덧 기엿기엿 석양입니다. 뭉게뭉게 끝없이 움직이는 운무 속에서 넘어가는 햇빛을 받으면서 대협곡은 그 무궁의 시간 속에서 오늘이라는 하루를 기록하려 하는 것입니다. 하나하나가 꾸밈이 없이 제멋대로 생겼던 웅장한 묏부리들도, 이제 와서는 끝없는 하늘과 끝없는 고원 속에 약간의 변화를 보이면서 한낱 소박한 장난감들처럼 그저 얌전히들 제자리에 서 있는 것입니다. 마천루와 기계 소리와 원자탄과 자동차의 홍수가 이 대협곡에서 무슨 의미를 가질 것인가. 이런 생각이 듭니다.

 

출발점으로 돌아오니 벌써 어두웠습니다. 인디언의 춤이 시작되었습니다. 흰 바지에 붉은 저고리를 입은 남자가 털벙거지에 북을 들고, 흰 치마에 검은 저고리를 입은 여자가 목에는 구슬을 주렁주렁 달고, ‘요헤이야에!’ 하는 소리를 지르면서 춤을 춥니다. 상반신을 벗고 요령을 흔들면서 하는 춤도 있고, 벼슬이며 우모(羽毛)며 닭의 모양을 하고 나온 춤도 보여줍니다. 왕년에는 이 대륙을 독차지했던 이 겨레이건만 오늘은 춤이 끝난 뒤에 백인들이 던져주는 돈을 주우면서 ‘생큐, 생큐’를 연발하고 있는 그들이기도 한 것입니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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