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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

토토

 

15년전 1999년12월에 우리 집에 왔던

토토가 어제 작별을 고했다

 

당시 중학생이던 아들의

크리스마스 선물로.

 

아이들 사춘기에 토토가 힘이 많이 되어줬었는데...

 

15년간 우리와 함께 해주어서 고마웠고

좀 더 잘해주지 못해서 미안했다.

 

병원에서는 인간으로 치면 100살이 넘는다며

오래 살았다고 한다.

 

이세상 만물이 모두 생로병사가 있는 법이니

어쩌겠나만...

 

요며칠 내가 아파서 집에 누워 있으면서

토토와많은 시간을 오랜만에 함께 보냈는데

지금 생각해보니 내가 토토 호스피스 노릇을 한거같다.

 

토토가 심하게 아프지도 않고 잠만 잤고

물이나 먹이도 못 찾아 갈만큼 눈이 안보이고

다리에 힘이 없어서 내가 토토 입에 물을 대줘야 먹곤했다.

 

2,3일 간 토토를 지켜 보면서 세상을 뜨는 일은

오롯이 혼자만 견디며

가는 길이라는 걸 절감했다.

토토를 어떤 방법으로도

도와 줄 수가 없었다.

 

미안해. 미안해 하며 머리만 쓰다듬어 주면서

자는듯이 고통없이 가기만을 바랄 뿐이었다.

깨끗하게 해주고

따뜻하게 해주고

편안하게 해주는 것 밖에는.

그런데 순하게 잠자듯이 갔다...

편한 세상에서 편히 쉬렴..

잘가 토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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