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근무하는 곳에 매일 출근 하다시피
오셔서 커피 드시고 신문 읽다가 가시는
칠십대 중반 쯤 되보이는 남자 분이 있다.
이분이 오늘은 어쩐 일로 가방을 메고 밖에
서 계셨다.
그런데 그 가방에 프리지아 꽃이 꽂혀 있었다.
'어머 웬 70대 남자분이 프리지아 꽃을?'
하면서 내가 문을 열고 나가 인사 하고
말을 걸었다.
"이 꽃 어디서 사셨어요?"
그분 대답이 "조기 길건너 시장 골목으로
더 들어가면 팔아유.이거 4다발에 만원이유 "
하면서 두다발을 가방에서 빼더니
"이거 가지고 가서 물병에 꽂아유~"(참고로 여긴
충청도)
하시며 프리지아를 내게 건네신다.
"아니 안주셔도 돼요. 저도 가서 살려구요"
하지만 그분은 내게 프리지아 꽃다발을
건네시더니 쿨하게 가버리신다.
어머 이게 웬 횡재?
올해는 지금까지 매화 한송이 본 적이 없어서
마음이 휑했는데 아직도 내마음에 봄이 온 것
같지 않았는데 오늘 프리지아를 보고
정말 봄이 왔구나 싶다.
사실 그 분을 그냥 커피 마시러 오시는 분
으로만 생각했는데 그 연세의 남자 분이
꽃을 다 사가지고 가시다니 의외였다.
잘 알지 못하는 분의 뜻하지 않은 꽃선물에
갑자기 봄이 실감되는 하루~
사무실에다 꽂아 놓을려다가 오늘이 금요일
주말에 물갈아 주는 사람 없어서 시들까봐
집으로 들고 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