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혼의 가장 맛있는 부분
― 다니카와 슌타로
신은 대지와 물과 태양을 주었다.
대지와 물과 태양은 사과나무를 주었다.
사과나무는 새빨간 사과를 주었다.
그 사과를 그대가 내게 주었다.
부드러운 두 손으로 감싸서
마치 세상의 시작 같은
아침의 햇살과 함께
아무런 말을 하지 않더라도
당신은 내게 오늘을 주었다.
잃어버릴 수 없는 시간을 주었다.
사과를 기른 사람들의 미소와 노래를 주었다.
어쩌면 슬픔도
우리들의 머리 위로 펼쳐진 창공에 가리운
저 목적 없는 것에 거스르며
그렇게 그대는 그대 자신도 모르게
그대 영혼의 가장 맛있는 부분을
내게 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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