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룡산 갑사
계룡산 봉우리들이 풍덩
저수지에 빠져버린 듯하다
이 저수지는 여간해서 반영사진이
나오지 않는 곳인데
어제는 하늘의 구름이 잠긴
모습까지 선명하다
구름 한 점 없이 맑은 날
일요일부터 추워진다니
이번 주말이
가을의 끝자락일 거 같아서
어제 부랴부랴 간식거리 챙겨서
집에서 가까운 갑사로 향했다.
갑사 은행나무길의 은행잎은
벌써 졌을 거라 생각하고
기대하지 않았는데
이렇게 선명한 색으로 싱싱하게
남아 있어서 반가웠다
음악소리는 근처 음식점에서
틀어놓은 것이다.
갑자기 바람이 불면서
갈참나무인지 떡갈나뭇잎인지
손바닥만한 잎들이
후두둑 떨어지는데
잎이 크니 머리에 떨어지는
느낌이 둔탁하다
난데없이 낙엽세례를 받았는데
목석님은 이렇게 낙엽에게
맞아보기는 처음이라고...ㅎㅎ
맞다. 맞는 느낌이었다.
여기가 갑사 단풍명소
아직도 반밖에 물이 안 들었다
자연탐방로 길에 화려한
단풍이 눈길을 끈다
주황, 노랑이 섞여 있으니
더 화려해 보인다
갑사에서 가장 아름답게
물든 단풍일거 같다
단풍나무가 마치
오래된 느티나무 같다
이 커다란 단풍나무 아래에
앉아서 싸가지고 간 간식을
먹으면서 쉬었다
저 계단을 올라야 대웅전이
나오는데 계단을 외면하고
옆길로 간다
대적전으로 간다
그 앞에 커다란 단풍나무가 있다.
그 단풍나무가 그날 나의
최종 목적지였다
계곡이 단풍과 낙엽으로
늦가을 정취를
듬뿍 풍기고 있었다
여기 오른쪽 단풍나무를
나무 안에 들어가서
찍은 것이 아래 사진이다
이 공주지역 계룡산에는
전국적으로 이름난 사찰이
여러 개 있다.
동학사, 갑사, 신원사가 그것이다
계룡산과 관계없이 이름난
사찰은 마곡사다.
이곳에는 춘마곡, 추갑사라는
말이 있다.
봄에는 마곡사, 가을에는 갑사가
볼만하다는 말일게다
그 말 때문에 봄에는 마곡사를
가을이면 갑사를
가야 할 것만 같은 생각이 든다.
갑사에 간 김에 밤도 사서
까오고 깐 더덕도 사 온다.
깐 더덕을 마트에서 찾아보기가
힘들다. 깐 밤도 마트에서는
비싸지만 갑사에서 까오는 밤은
그리 비싸지 않다.
정말 오늘 날이 많이 추워졌다
이번주 내내 춥다니
가을이 작별을 고하게 될것 같다